# 나도 폴댄스 할 수 있을까?
폴댄스라는걸 알게된건 사실 생각보다 오래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10년전쯤 집근처에 생긴 폴댄스 학원을 우연히 봤을때,
댄스하고는 전혀 인연이 없는 몸치인 내가 왜 갑자기 그걸 하고 싶어졌는지 모르겠다.
당시는 하고 싶다는 생각만 했을뿐 실제로 도전해보진 못했다.
심지어 학원에 전화한번 해보지도 못한 겁쟁이었다.
대충 알기로는 봉에 매달려야 하고 그럼 팔힘 좋아야 할거고...
댄스니까 춤도 잘 춰야하나? 이정도의 정보를 가진게 전부라서 나에겐 머나먼 이야기였다.
아마 내가 그때 시작해서 지금의 열정이었다면 업이 바뀌었을지 모르겠다.
# 제가 나이가 좀 많은데...
그떄로부터 10년이나 지나서야 폴댄스 학원에 용기내서 전화를 했고,
한다는 소리가 저런 얄팍한 자기방어였다.
나이가 많아서 도대체 뭐 어쩌란 말인가?
다행히 학원 선생님은 나보다 나이 더 많은분도 하신다며 괜찮다 하셨고,
그길로 바로 수업을 예약하고 폴댄스의 길에 한걸음 발을 내딛었다.
# 21.03.09 처음으로 봉에 매달려보다.
처음 만져본 봉=폴(저 봉을 폴이라고 하는지 이것도 처음 알았다)은 단단하고 차가웠다.
게다가 폴이 돌아가는건지도 폴댄스를 해보고 나서야 알았다.
이 포스팅을 하는 시점으로부터 약 반년전쯤인데 확실히 지금보다는 날씬하다.
몸무게를 재봐도 지금이 7~8킬로 이상 늘었는데(폴로 다이어트 실패한 1인)
저 당시는 지금보다 가벼운 내 체중도 못버티는 근력이었다.
겨우겨우 매달렸고 매우 힘겨웠다.
# 첫 폴댄스는 나에게 그냥 전투였다.
코로나시기라 마스크를 끼고 있는게 차라리 다행일 정도였다.
눈까지 찡그리진 않았지만 마스크안으로 이꽉물이다.
나름 그래도 꽤 오랜기간 이것저것 운동은 좀 해봤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그야말로 넘사벽 스포츠였다.
십수년전 몸치탈출 해보겠다고 대뜸 방송댄스를 3개월 끊어서 다녔던 기억이 난다.
20대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내 무릎은 이미 그때부터 비명을 질러댔다.
몸치는 영원한 몸치일뿐, 폴댄스도 댄스라 그런지 정말 불가능의 영역 같았다.
팔힘도 없고 힘을 쓸 줄도 모르니 폴에 붙은 모든 부분에 최대한 집중해서 매달려야 하니
오금가죽이 제대로 짓이겨지는 기분이었다.
주변에 가볍게 휙 돌면서 스킬보이는 다른 회원들은 중력같은건 영향이 없는것처럼 보였다.
고작 바닥에서 20센치정도 떨어져 있었을까.
매달린 시간은 기껏해야 10초남짓이다.
광배근이나 전완근을 사용할줄 모르니(아니 힘이 없으니)
폴에 매달릴 수 있게 하는건 오로지 손으로 꽉 쥐고 있는거랑,
짓이겨지고 있는 허벅지 물렁살, 그리고 애처로운 발바닥.
# 이거 계속 할 수 있을까.
한시간짜리 수업중 워밍업 스트레칭으로 20분정도 보냈으니
실제로 폴을 탄 시간은 40분쯤 될까?
그것도 힘들어서 선생님이 옆에서 봐줄때 한두번 탄게 전부니...
10여분가량 매달렸나 보다.
돌아오는길이 말도못하게 힘들다.
어디서 줘 터지고 돌아오는 길 같다.
정말 너무 힘든데 묘하게 지기 싫은 기분이 드는것이
이렇게 포기할 순 없을것 같다.
오늘은 첫날이니 일단 한달 끊어놓은거 계속 다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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