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쓰레기 버리다가 만난 녀석입니다
텁텁한 아스팔트 길가에 어째서인지 기어나와 돌아가지 못하는듯 보이기에 덥썩 재활용바구니에 태워서 데려왔습죠
다이어트 한다고 종종 집에서 샐러드를 먹기에 늘상 냉장고에 상추나 양배추따위가 있으니까 이녀석 먹을건 충분하겠구나 싶었습니다
달팽이와 블루베리의 인연은 여기부터
새로만들어준 달팽이의 집은 원래 블루베리가 들어있던 작은 플라스틱 뚜껑이 있는 통입니다.
사방에 구멍이 뚫려있기 때문에 달팽이가 산소부족이 올일은 없을것 같았습니다
자기 몸뚱이보다 단단하고 큰 껍데기를 가지고 저 작은 구멍으로 나가려하다니
머리와 더듬이를 최대한 길게 내보이지만 도저히 껍데기가 통과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보는사람은 아주 귀여워 죽겠습니다
하는짓이 귀엽기에 블루베리 통으로 만들어준 집에 스티커도 붙여주었습니다
역시 보는사람을 위한 재미일 뿐입니다
달팽이는 그저 밖으로 나가고 싶나봅니다
다음 중 블루베리가 아닌것은?
답답해 하는것 같아 뚜껑을 열어두고 깜빡했더니 어느새 저모양입니다
하마터면 못찾을 뻔 했습니다
크기나 생김새가 어찌나 블루베리와 비슷한지.....
색맹이 아닌게 다행입니다.
확연한 컬러의 온도차로 찾아버렸습니다
얘 이거 좋아하는거 아니야?
하고많은곳중에 왜하필 블루베리가 담겨진 곳으로 간건지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손쉽게 찾아볼수 있는 포털사이트는 관두고 나름의 가설을 세워보죠
달팽이가 블루베리를 좋아하는것 아닐까?
여지껏 너무 당연하게 상추같은 잎사귀채소만 줬으니까 어쩌면...
아. 아닌것 같습니다
그냥 내 발밑에 블루베리가 있었을 뿐야...
평소와는 조금 다른 장소에 가보고 싶었을뿐...
뒤늦게 달팽이가 뭘 좋아하는지 일단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아, 이런. 식용 달팽이를 잊었습니다.
포털사이트 스크롤하다가 식품용 달팽이의 설명을 보고 더이상 찾기를 그만뒀습니다.
갑자기 역겨워지면서 상처받았기 때문입니다.
우리집 블루베리통에 있는 달팽이는 식용이 아니거든요.
이정도로 교감을 한 사이인데 어찌 먹을생각을?
어디까지 늘어나나 보려했더니 그냥 귀엽습니다 ㅋㅋ
쪼그만게 호기심이 만땅인가 봅니다
온기가 느껴지는 사람의 손가락은 블루베리와는 다르겠지요
나무젓가락에 태워 조금은 다른 높이의 공기를 마시게 해주죠
오늘의 여행으로 우리집 달팽이는 좀 더 건강해지겠지요
별것 아니라고 생각한 이 조그만 생물체가 은근히 사람의 의욕을 돋군단 말입니다
어쩌다가 하루라도 먹이와 집 치워주기를 깜빡하면, 혹시나 무슨일이 났을까 밖에서도 걱정되니까요
오늘저녁엔 연한잎 채소라도 주문해둬야겠습니다
집 냉장고에 풀이 가득한 이유가 하나 더 생겼네요
건강을 위한 채소먹기, 다이어트, 그리고 달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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