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또 본인 신상 스스로 터네요.
저는 자연분만을 약 7년전에 했습니다.
말을 이렇게 쓰니까 묘하게 이상한데 아이가 8살입니다ㅋㅋ
자연분만 무섭잖아요(제왕절개는 안무섭다는 말이 아님)
무섭달까 좀 전쟁이고 전투적으로 임해야 하는 작업(?)아닙니까.
하지만 저는 자연분만에 대한 환상이 있었습니다
무슨 환상이냐면 이렇게 죽을힘을 다해 아이를 낳고 나면, 뭔가 몸에 안좋았던것도(아이는 아니구요) 다 빠져나가서 다시 태어난것처럼 그렇게 자궁도 몸도 깨끗해지고 엿같은 생리통과 피부트러블도 좀 좋아질줄 알았죠.
하지만 저는 반대였습니다.
생리통은 더욱 심해졌고 피부트러블은 간헐적 이벤트가 아닌 상시행사가 되었죠
모유수유후에 약간의 브레이크타임도 없이 생리는 곧바로 찾아왔고 전에없던 생리통을 달고 왔습니다.
오늘까지 그렇게 살았네요...
하지만 앞으로 없을거라는 보장은 시술당일인 오늘 할 수는 없음. 그저 바램일뿐.
이거 진작 할걸 그랬다.
철썩같이 믿는 병원관계자인 지인의 미레나 시술 후기에 곧바로 산부인과로 갑니다.
생리 끝물에 하는게 제일 좋다더라 하기에 마침 끝물이기에 달려갔죠.
쿨한척 바로 달려간것 같지만 그 며칠밤사이에 후기를 수도없이 찾아보고 벌써 아가리닥터쯤은 된 기분입니다
지금이 저출산 시대 정말 맞나요?
깔끔하게 단장한 산부인과에 들어서니 배가 불룩한 산모들이 진료시작 시간도 안되었는데 벌써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산부인과에 산모가 많은것이 당연한건데 방구석에서 뉴스에 나오는 저출산 키워드를 시종 들었더니 장소의 특이성을 고려하지 못할만큼 뭔가 다른세상에 온것 같습니다.
게다가 대부분이 깔끔한 원피스나 세미정장류의 옷을 입고와서 목넓은티에 가랑이가 다 늘어난 돌핀팬츠를 입고온 자신이 매우 창피하고 이곳에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 같습니다.
미레나 첫 시술에, 여기 병원 초진이에요
나에 대한 정보가 이곳에는 없다는 겁니다.
미레나 시술이 아니었다면 굳이 안왔을테니까요.
산모도 아닌데 산부인과 좋아하는 사람이 어딧읍니까 ㅋㅋ
#나의 첫 미레나 시술+초진병원의 진료 및 시술단계
키몸무게열재기 -> 예진(의사선생님 아니고 상담? 같은거 해주는 선생님 같음) -> 의사선생님 상담진료 -> 굴욕의자에서 자궁및 난소 초음파 -> 이견없을시 바로 시술 -> 항생제 및 진통제 주사(무려 두방이나!) -> 빈혈검사(피뽑았음 두통이나!) ->귀가
선생님 저는 생리통이 정말 심합니다.
하지만 굴욕의자에서의 초음파는 결론은 일단 좋았습니다.
의사선생님은 고개를 갸우뚱... 생리통이 심할 이유가 자궁초음파에선 없답니다.
다시 말하면 당신의 자궁은 매우 깨끗해요. 근종이나 선근증 같은 소견이 없어요. 인 것입니다.
나만의 생각이지만 그때의 선생님 표정은 마치 너 그냥 엄살 심한거 아니니? 같았습니다
아무튼 모양좋고 깨끗하다고 하며 바로 시술을 시작했습니다.
최대한 쿨하게 아랫도리를 방치해보려 하지만 자꾸 힘이 들어가고 아 점점 아파집니다
선생님도 좀 아플거에요 라고.
아아.. 그러지마요 전문가가 그러면 정말 더 아픈거 같단말이야...
어짜피 아프다고 해도 계속 하실거잖아요.
친절한 간호사언니가 고통이 가장 높은극에 다다렀을때 쯤에 허벅지쪽을 살살 두드려주었는데 그 배려가 그렇게 따뜻할 수가 없었습니다.
당장이라도 사랑해 드릴 뻔했잖아요.
#겁쟁이의 통증 일기
1. 자궁초음파(약 1~2분내외) : 길쭉한 그거 네 그렇생긴거 쑥 집어넣어서 주변 보여주는 그거요. 출산경험이 있어서인지 뭐 그냥저냥 괜찮았습니다
2. 미레나 시술(약 2~3분정도) : 자궁입구를 좀 잡아당겨서 기구를 삽입하기 때문에 생리통 뻐근함이 좀 짜릿하게 옵니다. 짜릿하게 아픈건 약 2분정도? 뭉근하게 계속 아픈건 진통제가 들때까지...
3. 항생제 및 진통제 주사(두대나 맞았어...) : 아니 왜 비슷한자리에 두개 다 놔요.. 아팡
주사 무서운데... 주사 많이 아파요?
긴장한 탓이었는지 시술 후 나오는데 몸이 떨렸습니다.
나는 몸이 이상하게 떨리는데 선생님들은 어지럽거나 어지럽지 않냐면서 계속 어지럼증을 궁금해 하십니다.
안어지러워요. 전혀요. 혼자 잘걸어갈수 있고 근데 주사 맞으러 가는거 무서워요
혼자 잘걸어가니 떨림은 몸의 이상이 아니라 긴장 많이 하신것 같다고 합니다.
보통 시술후에 어지럼증이나 구역질등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고 하시네요.
주사타령만 해댄것이 창피하다고 느낀순간 아까부터의 떨림도 없습니다.
시술 긴장했던 것보다 당장의 쪽팔림이 더 큰 모양입니다.
주사 두대 다 맞았으면 채혈합시다.
자궁에 이상이 없는데 생리통을 계속 호소했기 때문에 혹시 모를 가능성을 우려하여
빈혈검사겸 하는것이 좋겠다고 합니다.(아니 의견을 물은게 아니라 하라고 했음)
이쯤에서 나의 생리통은 정말 엄살일지도 모른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가 "네" 하고 입을 다물었습니다.
궁디에 주사 두대(심지어 비슷한 위치) 맞았는데 피뽑는거 정도야.
사실 생리기간에 실제로 어지럼증을 여러번 느꼈기 때문에 본인도 궁금하긴 했습니다.
나라는 비주얼 건강체에게 빈혈이라는 약체 키워드라니
결과는 언제나온다고는 기억이 안나고 문자로 준다고 했습니다.
2년전 건강검진 이후로 올만에 피 뽑네요
이때는 진통제가 아직 잘 안들었는지 배가 더 아파서 채혈의 고통은 잠시 잊었습니다.
뭉근하게 거슬리는 생리통 같은 통증이 배꼽아래 소중이 위쪽으로 자리잡고 있었거든요.
덕분에 채혈은 무난히 완료. 끝나니 바로 집에 가래요
택시 잡을때 까지도 통증이 느껴졌고, 7분정도 타고가서 집앞 내려서 들어오니 괜찮은것 같습니다.
택배박스 뜯을 힘이 있는거 보니 진통제 잘 든것 같습니다.
하혈은 생리 끝물 좀 전일때 정도로 한것 같습니다.(살짝은 흘러내리는 느낌이 날정도)
그 정도는 있을거라고 했고, 최장은 6~10개월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고 했으니.
이제 이후 경과를 좀 지켜봐야 할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폴타기는 일단은 당분간 못하고, 하지만 다행히 4~5일정도 후엔 해도 될것 같대요
한달뒤에 자궁초음파 한번 더 봐야한다고 하니 그때 다시 후기 올려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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